박서경 첫 번째 개인전: "길" Life road Mind map!
Park SeoKyung 박서경
아기자기한 소품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공부하고 졸업 후 원하던 직장에 취직했다. 반복되는 직장 생활 속에서 찾은 취미는 퇴근 후 가벼운 오일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고 SNS에 올리는 것이었다. 그녀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들과 소통하며 즐거움을 느꼈다. 어느 날부터 가볍게 그리는 것에서 나아가 자신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눈으로 보기에도 힘들 만큼 작지만 섬세하게 표현한 작은 사람과 작은 나무 같은 그림을 보면 가슴이 쿵쾅 댔다. 그냥 좋았다. 작은 사람들을 그려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시작했다. 지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도 행복감을 느꼈다.
우연한 기회에 '아트토이 컬쳐'란 전시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작은 사람들을 도드라지게 표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실리콘 몰드에 석고로 본을 떠 만들었다. 평면 회화 작업에 입체적인 사람이 함께 존재하는 새로운 형태의 작품이 탄생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덕분에 쌈지길에서 꿈을 펼칠 기회가 생겼다. 미련 없이 퇴사를 하고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본격적으로 작은 사람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만 그리고 살아서 행복하다는 생각은 잠시였고 다시 고민에 빠졌다. 자신이 가는 길이 맞는 건지 불안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 작업과 상업적인 그림을 구분 짓기 시작했다.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 아래 한 사람이 서있다. 눈 앞에 놓인 갈래길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이는 것처럼 보인다. 확신이 없고 자신이 없는 그(녀)의 존재는 점점 작아져 점 하나가 될 것만 같다.'
박서경 작가의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새로운 길을 선택해 걷기 시작했고 모든 것이 불안했었다. 전시를 위해 만났던 그녀의 모습도 나와 비슷하다 느꼈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과 작업에 대해 의심하며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
전시를 위해 박서경 작가의 그림을 찬찬히 뜯어보다 그녀가 말한 건 '불안'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하늘 아래 점처럼 작은 사람이 손에 든 건 아이스 아메리카노였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벽과 절벽을 연결한 아슬아슬한 길을 걸으면서도 위태로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여유롭게 즐기고 있는 듯 보인다.
그녀는 인생의 여러 길들을 선택하고 걸어가며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 설령 돌아가는 길이었을지라도 그 길을 걸어왔기에 오늘의 내가 있음을 안다고, 맞고 틀린 건 없다고, 그냥 자신 만의 길을 선택하여 자신 만의 속도로 걸어갈 뿐이라고.
흔들리는 모든 이들을 응원해주는 그녀의 그림이 오늘 따라 고맙다.
글. 독립기획자& 엘리펀트프리지 대표 이정훈
작가 노트 (Artist's Note)
인생을 통틀어 봤을 때 우리는 매 순간 길을 가고 있다.
가끔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도 하고, 가끔은 길을 가다 무너지기도 한다.
용기내서 빠르게 나아 가야할 때도 있고, 잠시 우회하며 천천히 갈 때도 있다.
모든 순간이 길이고 우리는 그 길들을 나아가는 중이다.
수많은 종류의 길을 헤쳐 나가면서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림 속의 공간을 바다와 하늘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실은 무중력의 추상적인 느낌으로 '인생'이라는 공간을 시각화해 본 것이다.
이곳엔 항상 노란 개나리가 피어 있다.
'목표, 깊은 정, 달성'이라는 꽃말을 가진 꽃으로
길 위의 나를 묵묵히, 조용히 응원해주는 상징물이다.
어쩌면 본인, 그리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상징한다.
자신있게 길을 나아갈 때는
따뜻한 에너지로 함께 축하해주고 기뻐해주기도 하고,
혹여라도 지치고 무너질 때는
옆에서 무조건적인 위로와 응원의 메세지를 가득 보내주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
박서경
오시는 길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97길 20-4, 엘리펀트프리지
전시 공간 주변 주차가 불가합니다.
인근 공영 주차장(봉은사 및 코엑스몰)주차장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2번 출구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5시
10am - 5pm
매주 토, 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Weekend and Holiday OFF